업계 일각, 불합리한 이중규제 이번에 없애야 /전문가 및 업계 중론은 부실업체 퇴출책 퇴보 우려 <건설업체(종합·전문·설비·시설물유지관리건설업체) 수 추이> 2013년 12월(5만9265곳)→2014년 1월(5만9150곳)→2월(5만9267곳)→3월(5만9400곳) 정부의 고강도 부실건설업체 퇴출책 아래 급감했던 건설업체 수가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범정부적 규제완화책의 일환으로 대표적 부실업체 퇴출책 중 하나인 3년 단위 주기적 건설업 신고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단체들이 취합한 3월 기준 건설업체 수는 종합건설업 1만923곳, 전문건설업 3만7118곳, 설비건설업 6628곳, 시설물유지관리업 4731곳을 합쳐 5만9400곳이다.
2월 117곳에 이어 3월에 다시 133곳이 늘어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2개월간 업체 변동폭을 보면 전문건설사가 167곳이나 불어났고 시설물업체와 설비건설사도 39곳과 34곳 각각 늘었다.
종합건설사 증가폭은 10곳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건설업체 수(시설물유지관리업 제외)는 지난 2011년 무려 18년 만(1993년 이후 처음)에 감소세로 돌아선 후 2012년, 2013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건설경기 침체도 한몫했지만 현행 3년 단위 주기적 신고제에 더해 대대적 등록기준 실태조사를 매년 벌인 국토부의 정책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올해 건설업체 수 증가세의 이면에는 주택경기, 건설경기의 회복조짐도 자리한다.
동시에 작년에 종합건설사 대상의 실태조사를 생략한 국토부의 부실업체 퇴출책 약화 여파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기적 신고제 폐지 방침까지 맞물리면 앞으로 증가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의 주기적 신고제 폐지 방침에 대해서는 매년 반복되는 실태조사와 3년 단위의 별도 신고로 자본금과 기술인력 기준 등을 맞추는 데 애를 먹은 중소업체 일각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건설단체의 이사회나 시도회장단 회의 때 단골메뉴로 제기되는 애로 중 하나도 바로 부실업체 퇴출책이었기 때문이다.
건설단체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중규제란 점에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견실한 지역중소업체의 수주기회 확대란 측면에서 보면 주기적 신고제 폐지는 제대로 된 정책 방향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이란 측면에서 오히려 퇴출책을 더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폐지 실적을 올리기 위한 잘못된 정책방향이란 목소리가 높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급감하는 국내 건설물량과 견실한 업체 선별기능을 상실한 운찰 중심의 입찰제 등을 고려하면 국내 건설사는 너무 많고 정부의 부실업체 퇴출책이 지속돼야 한다”며 “정부가 규제완화 차원에서 섣불리 주기적 신고제 폐지에 나선다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돼 무분별한 건설업체 설립 붐을 유발할 가능성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실업체 퇴출책에 반대하는 업계 요구의 핵심은 실태조사 폐기인데, 정부가 규제로 등록할 수 있는 3년 단위 주기적 신고제 폐지에 나선 점에 대해 규제감축을 위한 생색내기란 시각도 상당하다.
건설단체 관계자는 “국토부가 작년 서승환 장관의 지시 아래 상시적 퇴출장치를 고민해왔고 관련 대안이 거의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 점까지 고려하면 주기적 신고제를 폐지하되 진입 단계나 등록기준 유지 단계의 또 다른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