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이 지정하면 건축협정 절차 간소화…뉴타운·보금자리 해제지 등 적용 대상 검토
지자체장이 지정한 일정 지역 내에선 건축협정 인가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집단적 건축협정구역’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집단적 건축협정구역 도입을 위한 방법과 절차 등을 마련하기 위한 ‘집단적 건축협정 도입 및 건축협정 활성화를 위한 제도연구’ 용역에 다음달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
건축협정은 땅·건물 등의 소유자가 협정을 체결하면 서로 붙어있는 2개 이상의 필지를 하나의 대지로 간주해 건축물을 신축·수선·리모델링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건축법에 규정된 각종 건축기준도 완화해 적용하거나 배제해준다. 건폐율도 하나의 대지처럼 적용받는다. 조경·계단·부설주차장·우편함·하수처리시설 등 건물을 지을 때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도 한곳에 통합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2014년말 도입된 건축협정의 적용사례는 많지 않다. 국토부는 선도사업으로 서울 금천구 시흥동 등 전국 5곳에서 시범사업을 벌였다. 이 중 착공한 곳은 3곳이고 나머지는 인가ㆍ협정 절차를 밟고 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지난 3월 국토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으로 기획·추진되는 건축협정도 전국적으로 20여 건에 불과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땅·건물 소유자들이 각자의 땅·건물을 하나로 묶어 개발하기로 합의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건축협정을 맺을 수 있는 지역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현행 건축법상 건축협정은 도시관리계획이 수립된 지구단위계획구역, 주거환경개선·관리사업구역, 재정비촉진지구 내 존치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로 정하는 지역 등에서만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를 집단적 건축협정구역 지정제도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건축협정이 가능한 지역 외의 다른 지역도 지자체장이 건축협정지역으로 지정해 건축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상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토부는 건축협정지역에서는 여러 땅·건물 소유자가 건축협정을 동시다발적(집단적)으로 맺도록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해 ‘소규모 정비사업’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건축협정지역 내에선 조경시설과 주차장 등은 건축협정 인가 없이도 공용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낡은 건축물이 밀집해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됐다가 취소된 뉴타운ㆍ보금자리 해제지 등에서는 이런 방식의 개발이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토부 내에서도 대규모 정비사업지역에 부분적으로 건축협정구역을 지정하는 것에 대해 난개발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민간에서 추진 중인 20여건의 건축협정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현행 건축협정 제도의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