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휴면법인 여부 매출실적만으로 판단하면 잘못"
지방세와 국세를 정상적으로 신고·납부하고 또 급여·임차료 등 사업운영과 관련된 일반 운영경비가 발생하고 있다면, 매출·매입실적이 전혀 없더라도 등록세 중과대상 휴면법인으로 봐선 안된다는 조세심판원 심판결정이 내려졌다.
지방세법에서 '사업실적'에 대한 명문규정은 없지만 적어도 폐업 내지 해산 등으로 실질적으로 폐업에 준해 사업실적이 없을 때만 휴면법인으로 봐야하며,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되는 매출·매입실적이나 손익계산서 매출을 휴면법인 판단기준으로 해선 안된다는 것.
조세심판원은 14일 "주택건설업 등을 운영하는 A회사가 '휴·폐업 없이 정상적으로 급여나 임차료 등 회사경비를 지급하고 세금신고도 정상적으로 했는데 ,사업실적이 없다고 등록세를 중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 심리결과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주택신축판매업·부동산매매 및 임대업 등의 목적사업을 위해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12월 7일 회사주식 83.33%의 소유권이 넘어가 회사 주인과 함께 회사이름도 A회사로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임원 전원이 교체됐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12월 13일 A회사는 B사로부터 某개발사업과 관련한 모든 사업예정부지와 사업권을 양수하는 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을 미루는 B사와의 소송 끝에 2010년 4월 1일 170억5700만원에 취득한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A회사는 회사가 팔리기 직전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되는 매입·매출이 없어 부가가치세 납부실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손익계산서에서 매출금액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문제삼았다.
법인인수일 이전 2년 이상 사업실적이 없고, 인수일 전후 1년 이내에 인수법인 임원의 50% 이상을 교체한 법인은 휴면법인으로 보도록 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만큼, 등록세 중과규정을 적용해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합쳐 10억9165만원을 내야한다는 것이 지자체 입장.
반면 A회사는 "법인 인수일 이전 2년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휴·폐업 없이 정상적인 급여지급과 함께 복리후생비·임차료·차량유지비·접대비 등 회사 운영경비를 지급해왔다"며 "지방세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신고의무도 정상적으로 했다"고 반박했다.
손익계산서에도 매출실적은 없지만 계약위약금으로 받은 기타영업외수익도 있는 만큼 휴면법인이 아닌 '사업실적이 있는 계속기업'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A회사 입장.
심판원은 이에 대해 "지방세법에 사업실적에 관한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적어도 폐업 내지 해산, 해산간주 등에 준해 실질적으로 사업실적이 없는 기업을 휴면법인의 유형으로 열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면법인에 관한 등록세중과규정의 입법 취지도 실질적으로 폐업에 준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법인을 통한 등록세 중과 회피의 방지에 있다는 것이 심판원의 설명.
심판원은 특히 "대규모 자본투자 등으로 인해 사업준비 기간이 길어지거나 일시적으로 사업이 부진한 경우 등에 있어서는 영업실적은 발생하지 않고, 급여·임차료 등 사업체의 운영과 관련된 일반경비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판원은 "수익사업이 없는 비영리법인의 경우 매출·매입이 발생하지 않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지방세법에서 말하는 사업실적은 반드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되는 매출·매입실적이나 손익계산서상의 매출만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법인 인수일 직전 2년 동안 정상적인 세금신고를 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운영경비도 지출된 A회사는 사업실적이 있는 계속기업으로 봐야한다"며 "등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해서 등록세를 다시 부과하라"고 결정했다.
참고 심판례 : 조심 2010지0592 |
